지금. 지금은 곧 사라진다. 붉은 노을은 곧 어둠에 묻힌다. 고요한 바다는 어느새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무섭게 휘몰아치고 따스했던 바람은 차가운 칼날이 되어 살을 파고든다. 사람들은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사라지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 싸우고 거침없이 짓밟는다. 스스로의 피로 물든 세상이 다시 인간을 위협한다. 한낱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은 얼마나 처절하고 고통스러우며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가! 역동적인 생명력 속에 이기적인 모순과 기괴함으로 가득 차 있다. 짧은 생, 인간은 무엇이 되고 싶어 그토록 발버둥을 치는 걸까? 작은 위안이라면 우리는 영원의 존재라는 것. 인간도 세상 만물과 같이 나고 살고 죽으며 쉼 없이 다른 것이 되어 영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그것은 망각의 늪에 빠져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른 어리석은 인간에게 과분한 호사이자 너그러운 축복일 것이다. 그렇게 지금이 묵묵히 흘러간다.
Now. Now is soon to disappear. Darkness soon devours the crimson glow of the setting sun. Calm ocean water soon swirls into rising tides, while what once was a warm breeze cuts flesh like a cold blade. The people rush toward death. They wrestle and stomp each other to keep themselves from disappearing. The world soaked in its own blood once again threatens humanity. Miserable, excruciating, and heart-wrenching is the world populated by mere humans. The dynamic life force, which is also selfishness, is full of irony and the grotesque. Small comfort may be found in our immortality. Human beings, like everything else in the world, are given birth, live and die. They continue to become something else and reach immortality. A blessing, perhaps  even luxury, for those who committed unforgivable sins out of their own idiocy, gasping in the swamp of oblivion. As such, the now passes by in silence.

세계는 지금 World Now
ink on paper
210x288mm
2019



Faber-Castell Artbook ‘Talk&Draw’
Faber-Castell Korea
2019
지금. 지금은 곧 사라진다. 붉은 노을은 곧 어둠에 묻힌다. 고요한 바다는 어느새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무섭게 휘몰아치고 따스했던 바람은 차가운 칼날이 되어 살을 파고든다. 사람들은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사라지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 싸우고 거침없이 짓밟는다. 스스로의 피로 물든 세상이 다시 인간을 위협한다. 한낱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은 얼마나 처절하고 고통스러우며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가! 역동적인 생명력 속에 이기적인 모순과 기괴함으로 가득 차 있다. 짧은 생, 인간은 무엇이 되고 싶어 그토록 발버둥을 치는 걸까? 작은 위안이라면 우리는 영원의 존재라는 것. 인간도 세상 만물과 같이 나고 살고 죽으며 쉼 없이 다른 것이 되어 영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그것은 망각의 늪에 빠져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른 어리석은 인간에게 과분한 호사이자 너그러운 축복일 것이다. 그렇게 지금이 묵묵히 흘러간다.

Now. Now is soon to disappear. Darkness soon devours the crimson glow of the setting sun. Calm ocean water soon swirls into rising tides, while what once was a warm breeze cuts flesh like a cold blade. The people rush toward death. They wrestle and stomp each other to keep themselves from disappearing. The world soaked in its own blood once again threatens humanity. Miserable, excruciating, and heart-wrenching is the world populated by mere humans. The dynamic life force, which is also selfishness, is full of irony and the grotesque. Small comfort may be found in our immortality. Human beings, like everything else in the world, are given birth, live and die. They continue to become something else and reach immortality. A blessing, perhaps  even luxury, for those who committed unforgivable sins out of their own idiocy, gasping in the swamp of oblivion. As such, the now passes by in silence.